본문 바로가기
건강정보

새해에 금연 도전! 보탬이 될 만한 나의 금단현상 없는 금연 성공기

by ★π∞ 2022. 1. 13.

'폐에 구멍이 좀 있네요.'

'네?'

'담배 피시죠? 줄이셔야 돼요. 폐에 구멍이 조금씩 있어요. 지금은 괜찮지만, 나이 들면 엄청 고생하세요.'

갈비뼈가 부러져 병원에 갔다가, 엑스레이 촬영 후 의사에게 들은 얘기입니다. 그 당시에는 부러진 갈비뼈 때문에 숨 쉴 때마다 아파서 그 얘기는 그냥 흘려들었습니다. 그렇게 검사가 끝나고 병원을 나왔습니다. 갈비뼈 골절은 깁스도 안되고, 병원에서 해줄 게 없다고 하네요. 부러진 갈비뼈가 폐를 찌르지 않게 붙을 때까지 안정을 취하라고 합니다. 만약 숨쉬기 곤란한 사태가 생기면, 바로 병원으로 달려오라는 하네요. 부러져서 날카로운 뼈가 폐를 찔러서 생긴 기흉 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하는 거라면서 말이죠. 

아무튼,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수 없었던 저는 부모님 집에 들어가 두 달을 꼼짝 못 하고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흡연은 계속되었습니다. 오히려, 방안에 지내는 동안에 평소보다 좀 더 많이 피우게 된 것 같네요.

 

 

두달이 지나 부러진 뼈가 붙고 다시 일상에 복귀했습니다. 활동 없이 거의 침대에서 생활을 했던 터라 체력이 많이 쇠퇴해졌습니다. 조금만 걷고 움직여도 힘이 들고, 숨이 차더군요.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퇴근 후, 집 앞 하천변 코스로 살살 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힘에 부쳐 조금 뛰다 숨이 차면 걷다가, 다시 슬금슬금 뛰다가, 걷다가를 반복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시작한 운동인데, 어느새 욕심이 생겼습니다. 뛰는 시간이 조금씩 늘더니, 뛰는 거리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그걸 보던, 동생이 같이 뛰더니, 그 얘기를 듣고 친구까지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혼자 뛰다 말면 될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뛰다 힘들면, 쉬던 그만두던 했었지만, 같이 뛰다 보니 정해논 목표만큼은 억지로라도 뛰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폐활량이 한계를 느끼게 되고, 그때 들던 생각이 '담배를 끊어 볼까?'였습니다.

 

시작은 평범한 어느날이었습니다. 평소엔 퇴근길 숙소에 들어가기 전 편의점에 들려 담배를 샀었습니다. 담배가 떨어지면 불안해, 늘 가지고 있어야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담배를 지금 안 사면, 적어도 내일 아침까지 딱 그만큼은 덜 피우겠지?', 그 당시에는 담배가 좀 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하루 1갑 정도였는데, 밤에 동료들과 온라인 FPS 게임을 하면서, 많이 피운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좀 줄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그렇게 편의점을 지나쳐 숙소로 들어갔습니다. 

 

다음날 아침까지 동료에게 담배를 빌릴 생각을 여러번 했습니다. 그때마다 '아침까지만 참아보자'라고 달랬습니다. 들어올 때, 단 몇 가치라도 덜 피우려고 했던 것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렇게 맞이한 아침, 화장실에서의 볼일은 영 어색했습니다. 그래도, 별일은 아니었습니다. 출근을 했습니다. 저기 앞에 편의점이 보입니다. 잠시 망설였습니다. '퇴근 때까지 쭉 가볼까?'라고 생각하며, 다시 편의점을 지나쳤습니다. 하루 종일,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다른 동료들이 담배 피울 때 커피믹스로 대신했습니다. 다시, 어제의 그 지점, 편의점이 다시 눈에 들어옵니다. '그냥 견딜만했는데, 더 가볼까?' 그렇게, 편의점 앞 잠시 멈춤 없이 숙소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갔습니다. '언제까지 안 피울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좀 대견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담배를 안 피우니 좀 덜 귀찮습니다. 담배는 시간마다, 식사 때마다, 실내에서 실외에서 나갈 때마다, 하던 일을 전환할 때마다 피우게 되고, 담배 친구들이 피울 때 같이 피우는 등 그 시점이 많습니다. 그 시간, 그 귀찮음이 줄어들었습니다. 단지, 같이 담배 피우던 동료들과의 그 시간에서는 조금 외롭지만, 그 정도는 감수할 만했습니다. 그리고, 또 좋은 건 냄새에서 자유로웠습니다. 담배를 끊고 3일 정도 지나니깐, 옷, 방, 이불 등에서 냄새가 그 전보다 좀 역겹게 거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때에 결정타를 먹었습니다. 아직도, 그 순간이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또렷하게 기억납니다. 같이 일하시는 분 중에 담배를 정말 많이 피우시던 분이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이 끝날 때즘에 다음 작업을 논의하기 위해 그분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분이 입을 떼는 순간 제 코를 확 파고드는 그 지독함이 그대로 각인됐습니다. 식사 후 양치를 안 했을 거라고 추정되는 그 냄새에 방금 담배를 태운 냄새와 직전 마셨던 커피믹스 냄새가 조합된 그것은 순간 그 모양이 눈에 보이는 듯했습니다. 코를 가리거나 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으나, 어떤 얘기를 주고받았는지는 별로 기억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그 자리를 빨리 빠져나오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그 시간 이후 담배냄새는 저에게 혐오였습니다. 그로부터 단 한 번도 담배를 집은 적도 없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분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것이 아마도 저에게는 담배를 끊을 수 있는 결정적 트리거였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담배와 자연스럽게 멀어져 갔습니다. 흔히 듣던 금단 현상도 거의 없었습니다. 금단 현상중에는 손떨림, 따끔따끔함, 피곤함, 변비, 소화불량, 두통, 공복감, 불안감, 짜증, 우울증 등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변비가 좀 있었던 거 말고는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좀 심하게 졸렸습니다. 이 졸음이 금단 현상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는 어김없이 졸음이 밀려왔습니다. 그 정도가 심해서 중요한 회의자리에서도 목이 휘청휘청할 뒤로 넘어갈 정도로 심하게 졸았고, 잠깐 서 있다가 무릎이 꺽일정도로 선채로 조는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믹스커피를 연달아 2~3잔을 마시기 일수였습니다. 그것도 뜨거우면 빨리 못 마시니깐 뜨거운 물 조금에 커피믹스 가루를 녹인 다음, 찬물로 양을 맞추어 쭉 들이켰습니다. 이 졸음과의 전쟁이 제법 1년 넘게 이어졌습니다. 점심식사 후에는 의자에서 단 10분이라도 잠을 잤고, 커피는 2~3잔을 마셨고, 중요한 회의는 오후 늦게 잡았습니다. 점심시간이 끝난 뒤에는 현장 점검을 하는 등 앉아서 하는 일보다, 걸어 다니는 일등을 했었습니다. 

 

세월이 지나도 금연은 저 자신에게 칭찬해줄 일입니다. 금연함으로써 얻은것이 너무 많습니다.

  • 담배 피우러 가는 귀찮음과 번거로움에서 자유로워졌다.
  • 내 주위와 내 자신에게서 나는 향이 좋아졌다. + 후각이 살아났다.
  • 미각이 살아났다. (예전에 평양냉면이 맛이 없었는데, 지금 평양냉면 마니아가 됐다.)
  • 침 뱉을 일이 거의 없다. (가래가 사라진건 거의 3년 걸린것 같다.)
  • 폐활량이 좋아졌다. (운동하면서 바로 몸으로 느낄수 있어서 금연의 효과를 바로 체험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아침마다 텐트를 거의 빠짐없이 친다. (술 좀 마셨다고 안되시는 분들은 꼭 도전하시길)

 

금연을 시작한 분과 시작하실 분들은 한가지만 말씀드릴게요. 금연은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실패하더라도 의지가 약해서 그랬다고 자책하지 마세요. 의지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니코틴이 뇌를 길들인 문제입니다. 배고프면 밥을 찾듯, 때가 되면 담배를 찾게 되어있는 게 문제입니다. 몸을 적응시켜야 합니다. 그러니, 의지가 문제라 생각하지 마시고, 계속 변화를 주세요. 실패하더라도 계속 도전하세요. 실패하더라도, 무의식에선 조금씩 데이터를 쌓아 갈 겁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절실함, 계기등과 만나면 저처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꼭 새해에만 도전하지 마시고, 계속 도전하세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