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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천서리 막국수 원조 강계봉진막국수

by lifeisshrt 2022.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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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국수집을 여기저기 다녀봤지만, 이 집처럼 다시 가고 싶은 집은 처음입니다. 오늘은 얼마 전에 다녀온 강계 봉진 막국수집을 다녀온 후기입니다.

 

냉면류를 좋아합니다. 정확히는 평양냉면을 좋아합니다. 유명한 집은 거의 다 찾아다니며 맛 보았습니다. 그런데, 평냉 맛집은 서울, 경기 지방에 주로 모여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방으로 여행을 다니다 보면, 냉면류는 당기지만, 평냉이 맛있는 집은 찾기 힘듭니다. 자연히, 비슷한 종류의 막국수집을 찾습니다. 막국수 집은 그래도, 평냉보다는 좀 더 너르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그래 봤자, 중부지방이지만 말입니다.

부여의 장원막국수, 양양의 실로암 메밀국수, 봉평 현대 막국수, 문막의 섬강 막국수, 과천 선바위 메밀장터, 용인 삼미당 막국수, 신갈의 매밀애 등 근래 갔었던 집만 이 정도입니다.

 

막국수로 유명한 이포보의 천서리

그중에서 천서리 최초의 막국수집으로 알려진 강계 봉진 막국수를 갔습니다.

천서리 막국수촌에 진입합니다. 몇몇 막국수집이 보입니다. 다들 규모가 있습니다. 그중에 강계 봉진은 안쪽으로 더 진입합니다. 넓은 주차장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건물은 작아 보입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면 생각보다 넓습니다. 이른 시간인데도, 그곳이 거의 꽉 차 있습니다. 

이곳 이름이 무척 궁금했었습니다. 벽면에 그 유래가 나옵니다. '강계 봉진 막국수'란 이름은 이곳에 처음 문을 여신 고 강진형 씨가 본인의 고향 평안도 강계와 아드님의 이름 봉진을 합쳐 만든 이름이랍니다. 지금은 그 아드님이 35년째 대를 이어 영업을 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테이블에 경고문 같은 것이 붙어있습니다. 비빔막국수가 많이 맵답니다. 덜 맵게는 안되니, 매운 것을 못 드시는 분은 물막국수를 드시라는 내용입니다. 매운것을 좋아하는 저는 기대감이 더 부풉니다. 오리지널 매운맛도 있다는데, 그건 다음에 맛보기로 합니다. 물론, 맛이 있어야 다음에도 오겠지요.

오늘은 혼자 왔지만, 편육을 안 먹을 수는 없습니다. 편육(소)과 비빔막국수를 주문했습니다.

 

메뉴
강계봉진막국수의 메뉴

보시다시피 편육(소)와 편육(일반)이 2,000원 차이입니다. 이제야 보입니다. 저와 같은 실수는 없으시길 바랍니다. 막국수는 9,000원, 곱빼기는 10,000원입니다. 

 

편육 작은거입니다.
편육(소)

편육이 나왔습니다. 새우젓, 양념장, 겨자가 같이 나왔습니다. 무김치도 나왔습니다. 백김치는 막국수에 딸려 나오는 것 같습니다. 부속을 보니, 제주 산방식당의 수육(돼지고기)이 생각납니다. (서울, 경기지방의 대부분의 유명 냉면집에서 본래 단어 뜻과는 다르게 소고기는 수육, 돼지고기는 편육으로 나눕니다.) 

 

새우젓, 양념장, 겨자 등 골고루 찍어먹었습니다. 어떻게 먹든 맛있습니다. 무김치도 같이 드시면 뒤에 오는 지방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시원한 맛을 더해줍니다. 산방식당의 그것보단 조금 질긴 감은 있습니다. 잡내 없이 맛은 있지만, 준수한 정도인 것 같습니다. 

 

강계 봉진 막국수의 비빔막국수

강계봉진막국수의 비빔막국수
강계봉진막국수의 비빔막국수

편육을 먹는 동안 비빔막국수가 나왔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는 특별함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제 비벼봅니다.

 

비벼논 막국수
비벼논 막국수

 

많이 맵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색이 많이 빨갛지도 않습니다. 색을 봐서는 매울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한 젓가락 해봅니다. 먹는 순간 머리의 땀구멍이 모두 열리는 느낌입니다. 식도를 타고 내려간 면은 화끈함을 식도와 위에 새깁니다. 하지만, 괴롭지 않습니다. 맛이 있습니다. 매운맛 때문에 면의 메밀향 따위는 모르겠습니다. 톡 쏘는 매운맛이 은근히 오래 머뭅니다. 옆에 같이 나온 동치미를 마시며, 젓가락질은 계속됩니다. 여느 막국수집이면 그저 비슷비슷한 맛의 특징을 잡기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집은 확실한 맛을 제 기억에 새겨줍니다. 앞으로 이런 강렬한 막국수는 만나기 힘들듯 합니다. 글을 쓰면서도 분명 맛이 있었지만, 맛있게 매웠다는 기억만 납니다. 다시 한번 방문해서 먹어봐야 맛의 특징을 더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 

 

다음을 기약하며

제 입에 확실한 막국수집을 찾은 것 같습니다. 나오면서도, 언제 다시 올지 생각하게 됩니다. 문득, 다른 사람들이 먹는 물막국수는 어떤지 확인해볼걸 하고 생각해봅니다. 초2 딸아이에게 비빔은  무리일 것 같습니다. 와이프도 이 정도의 매움은 좀 무리일 듯싶습니다. 그래서, 물막국수를 주문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번엔 가족들과 함께 올 것을 기약하며 매운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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