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아하는 족발 맛집을 소개합니다. 여기 맛보면 다른 건 입에 안 들어옵니다. 그런 소중한 맛집을 다시 찾은 사연도 함께 소개합니다.
잃어버린 맛집 다시 찾은 사연
제주에서 3년 사는 동안 가장 그리웠던 음식중 하나입니다. 분당의 '김XX엌'의 족발입니다. 육지로 다시 올라오자마자 맛보았습니다. 실망입니다. 예전 그 맛이 아닙니다. 그렇게 제가 즐기던 음식 하나를 마음속에서 지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친구로부터 새로운 집을 추천받았습니다. 분당 하이마트 뒤편에 있는 '윤밀원'입니다. '능라도'를 같이 발굴한 친구의 추천은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방문합니다. '어?' 먼가 이상합니다. 메뉴판의 구성이나 분위기가 '김XX엌'의 분위기가 납니다. 아니, 메뉴판 위치, 음식 종류, 메뉴판을 제작한 재질과 색상마저 판박이입니다. 순간,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지난번에 실망한 '김XX엌'은 이름이 팔린 거 아닐까였습니다. 냉면 먹으러 왔다가 족발을 시킵니다.
밑반찬이 깔립니다. 영락없는 예전 '김XX엌'입니다. 거기에 추가된게 하나 있습니다. 고수잎입니다. 고수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신선한 조합입니다. 드디어 족발이 나옵니다. 족발 한 점을 집어서 입에 넣습니다. 아~ 감격스럽습니다. 제 마음에서 지웠던 저의 족발을 다시 찾았습니다.
윤밀원 족발과 평양냉면 맛 소개
윤밀원의 메뉴는 족발, 평양냉면, 양무침, 칼국수, 매운 양지 칼국수, 양곰탕, 막국수입니다. 족발은 반족발도 있는데, 2인이 충분히 배불리 먹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최근에 먹은, 또 가장 많이 먹는 족발과 평양냉면을 소개합니다.
저희 가족은 3명입니다. 저와 와이프, 9살 딸입니다. 이번에는 반족발과 평양냉면 1개를 시켰습니다. 지난번에는 평냉 2개를 시켰는데, 좀 많았습니다. 딸이 면을 좋아해서 냉면 하나는 뚝딱하는데, 여기는 양이 좀 많은가 봅니다.
우선 밑반찬이 깔립니다. 무우채 피클, 고추기름장, 새우젓갈, 고수잎, 편마늘 고추 된장 절임, 양파절임, 부추 무침입니다.
밑반찬보다도 곁들임 음식이라고 부르는게 낫겠습니다. 왜냐면, 저것 하나하나가 족발의 맛을 새롭게 합니다. 먹어보신 분들은 동의하실 겁니다.
먼저, 족발은 잡내도 없지만, 그렇다고 다른 족발의 각종 한약재와 향신료로 추정되는 향내도 없습니다. 껍질은 탱글 하고, 껍질밑 지방층은 부드럽고, 살코기는 퍽퍽하지 않게 야들 거립니다. 온전히 족발 그 자체만으로 느끼하지 않게 족발의 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제 하나씩 곁들여 봅니다.
기름장 - 제가 가장 많이 찍어먹는 것은 기름장입니다. 표면상으로는 고추기름에 소금, 다진 마늘과 깨가 느껴집니다. 족발을 기름장에 찍어 먹어봅니다. 느낄 할 것 같은 이 조합은 새로운 맛을 줍니다. 고추기름은 입안에서 윤활유처럼 더 부드러운 식감을 주고, 뒤 이어 오는 소금과 마늘향이 느끼할 틈을 안 줍니다. 여기에 새우젓의 새우 두 마리 정도 얹으면 오묘한 맛을 볼 수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상당히 중독석 있습니다.
고수잎 - 윤밀원에서 처음 족발을 먹을 때 신선했던 것은 고수잎이었습니다. 고수잎에 대한 호불호가 있지만, 저는 좋아합니다. 이후로 저는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도 고수잎을 곁들여 먹습니다. 좋아하실 분은 많이 좋아하시게 될 겁니다.
무채 피클 - 피클처럼 담근 것 같습니다. 통후추의 향과 레몬향이 코 뒤에 스치듯 교묘하게 지나갑니다. 족발에 신선함과 상큼함을 강하지 않게 버무려줍니다.
양파, 고추 간장 절임 - 여기에도 레몬이 들어있습니다. 간장이 상큼하게 배어 있습니다. 양파는 아삭아삭하고 고추는 톡 쏩니다. 여기에 고추도, 된장 절인 고추도 좀 맵습니다. 맛있게 매워서 저는 좋아하지만, 매운 것 못 드시는 분들은 주의하세요.
편마늘, 고추 된장 절임 - 쌈을 먹을 때 편마늘, 고추에 쌈장을 푹 찍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겐 기특한 곁들임입니다. 무침이라 안 하고 절임이라 한 이유는 막 섞은 느낌이 아니고 섞어서 며칠 숙성한 듯합니다. 마늘의 알싸함 없이 부드럽습니다.
부추무침 - 이것은 막 무친 듯합니다. 신선한 부추에 강하지 않은 양념으로 부추 맛을 잘 살렸습니다. 또, 족발과 잘 어울립니다.
족발에 위 곁들임들과 쌈의 조합은 수십 가지 맛을 제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하나씩, 혹은 여러 가지 싸서, 얹어서 드셔 보세요. 여러가지 맛으로 맛있는 족발을 즐길 수 있습니다.
윤밀원의 평양냉면은 커다란 소고기가 면을 덮은 채 나옵니다. 소고기를 제치면 면위에 오이와 무, 백김치, 그 위에 돼지고기 한 점이 있습니다. 소고기 크기와 면 뭉치의 크기만 해도 양이 꽤 됩니다.
우선, 대접을 들고 육수부터 들이킵니다. 고기의 고소한 기름 맛이 먼저 느껴지고, 그 뒤로 냉면육수의 맛이 지나가고, 끝에 동치미 맛이 살짝 느껴집니다. 전통 평냉과 조금 다르듯 하지만, 나름 매력이 있습니다. 가까운 분당 평양면옥과 비교하면 좀 더 묵직한 느낌입니다. 그것도 맛본 지 조금 시간이 지나서, 직접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면발도 끈기나 향이 비슷한 느낌입니다. 오이와 백김치는 아삭한 식감과 개운함을 더해 잘 어우러집니다. 소고기, 돼지고기는 좀 질긴 편입니다. 아마도 이 집엔 편육, 수육이 없는 걸로 봐서 육수 낼 때 쓰던 고기를 그대로 썰어서 얹는 것 같습니다. 소고기를 맛보면 육수의 맛이 한동안 밋밋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저는 고기는 마지막에 맛을 봅니다. 참고로 저는 식초와 겨자를 안 넣어 먹습니다.
족발을 어느 정도 먹고 나면 냉면이 나옵니다. 족발을 먹은 뒤 냉면을 먹고 나면, 입안이 깔끔해진 기분입니다. 성인 2, 아이 1명이 반족에 냉면 한 그릇으로 무척 배가 부릅니다. 창밖으로는 사람들이 어느새 많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11시 30분에 오픈합니다. 테이블은 8개 정도에 한두 테이블은 2인석으로 나누면 대강 한 번에 10팀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첫 타임에 못 들어오면 적어도 30~40분을 기다려야 됩니다. 그래도, 외부에 주문기기가 따로 있어 번거롭게 번호표 받고, 이름 적는 번거로움 없이 주문까지 미리 할 수 있어 괜찮습니다. 좁은 골목이라 웨이팅 좌석이 별로 없는 게 좀 아쉽네요. 다음번에는 처갓집에 갈 때 포장으로 족발을 사들고 가야겠습니다. 다른 족발은 향이 진하다고, 이곳 얘기를 최근에 하신 게 기억나네요. 그렇게 오늘도 잘 먹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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